- 교육과정 2 -

"어린이 삶을 가꾸고 스스로 주체가 되는 살아 있는 우리말/글 교육"

맑은샘 학교에서 우리말/글 교육은 이오덕 선생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우리말과 글쓰기 교육을 합니다
어린이 삶을 가꾸는 힘이 되는 글쓰기와 말을 함께 배워 나가며, 바른말 고운 말을 사용하고 힘을 키우고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잘 전달하는 공부를 하여 ,스스로 자기 삶의 주체가 되는 교육을 합니다.

대한민국 초등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맑은샘학교 김결 학생의 시 < 돌 >

"학교생활 글모음"

‌해마다 하루생활글(일기) 글모음과 학교생활 글모음 두 권을 펴내고 있습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우리교육출판사가 주는 학교문집 특별상, 2010년에는 삶을 가꾸는 상, 2012년 으뜸상을 받기도 하고, 방송인 김제동씨가 추천하는 책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들이 쓴 시와 글은 해마다 여름과 가을에 '살아있는 그림 내보이기'로 시화전을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단지 글을 잘 쓰는 것만을 바라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기쁘고 애타고 화난 모든 일들과 느낌, 숨결이 모두 들어있는 정직한 글쓰기야말로 아이들에게 사람다운 마음을 갖게 하고, 생각을 깊게 하며, 바르게 살아가도록 돕기에 '삶을 가꾸는 글쓰기'라 말합니다.

"달팽이는 빠르다"  -강유하

줄곧 보고 있으면 느리지만
봤다 안 봤다 하면
여기에서 저 끝에 가있다.

2020년 1월 11일 흙날 
날씨 : 미세먼지가 많아 보인다.
제목 : 말 만지기 (김나윤)

할머니 생신이라서 음식점에 가족들이 모였다. 실컷 먹고 나와서 어른들끼리 이야기를 했는데 김병찬이 주차장에 마차 끄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말이 있는 쪽으로 뛰어가 말에게 인사를(물론 말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했다. 그런데 말 아니 마차 주인인 것 같은 아저씨가 한 번 말을 만져보라고 했다. 난 뭔가 말 발에 채일 것 같아서 싫다고 했는데 그 아저씨가 너희 학교에 말 만져본 아이가 얼마나 되겠냐고 한 번 만져보라고 했다. 나는 우리 학교에 말 타는 아이도 있다고 말 하려고 했는데 한편으로는 조금 만져보고 싶기도 해서 말의 콧잔등을 살짝 쓰다듬었다. 말은 눈물에 젖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눈망울을 보이며 “풀어줘! 풀어줘!”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난 그런데 매정하게도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하고 왔다. 아직도 말의 촉촉하고 매끄러운 털이 생각난다. 이렇게 뉘우칠 줄 알았다면 아까 더 쓰다듬어주고 올 걸. 아쉽다. 손님이 마차에 타면 죽도록 마차를 끌어야 하는 말이 불쌍하다. 그래도 말을 만진 건 잘한 거라고 생각한다. 눈물의 눈망울. 예쁘기도 하지만 왠지 측은한 마음도 들었다. 이 말에게 마차를 끌라고 하는 사람은 생명을 돈 주고 산 것일까? 나도 강아지를 돈 주고 키우고 싶기는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데... 사람도 동물도 모두 생명이고, 주인이 있어서는 안 되는 건데...

2020년 11월 20일 쇠날
제목 : 배추의 73일 되돌아보기 (최세화)

배추를 키우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우린 지금 그 일을 땀 흘려 해냈다. 김장을 하기 앞서서는 배추에 붙어있는 배추벌레를 잡아줘야 하고 배추가 춥지 않게 묶어줘야 한다. 또 배추에 흙을 덮어주는 북주기, 웃거름도 줘야 한다. 배추가 영양분을 더 많이 받기 위해 풀도 잡아줘야 하고 미생물은 물에 타서 줘야 배추를 뽑을 수 있다. 난 이 가운데서 풀 잡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선생님들이 "어린이들 놀지만 말고 풀 뽑으세요."라고 하고 다른 사람들은 줄곧 놀기만 해서 그때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내가 열심히 했으니 배추가 더 잘 자라겠지'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바로 오늘 김장을 했다. 어제 6학년들은 추운데 열심히 배추를 절이고 오늘도 배추를 절여줘서 더 맛있을 것 같다. 열심히 배추를 절여준 6학년들에게 참 고맙다. 그리고 이제 김장을 했다. 나랑 다른 사람들이 양념을 발라주면 영호 형이 예쁘게 모양을 잡아 넣어줬다. 그런 영호 형에게도 고맙다. 우리가 땀 흘려 만든 김치를 먹어봤는데 처음에 살짝 매콤하고 입에서 없어지면 줄곧 먹고 싶은 맛이다. 이 김치를 만들도록 도와주고 땀 흘려 준 사람 모두에게 고맙다. 배추에게도, 밭에게도, 땅에게도 모두 고맙다.

2020년 2월 19일 물날
날씨: 춥고 쌀쌀하다
제목: 기지개학교 (김지후)

기지개학교를 처음 겪는 1학년 들은 엄청 좋은 곳인 줄 안다. 
물론 좋지만 학교를 '맛'에 비유하자면, 기지개학교는 단맛 같은 것이다. 막상 학교를 다녀보면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 다 보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너희가 보는 학교는 학교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2019년 11월 27일 물날
제목: 우리 (김영호)

내가 생각하는 우리는 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우리는 모두 너인 것이다. 왜냐면 나와 너가 있어야 우리가 생길 수 있으니. 우리는 결국 너다. 

68억명의 너가 있다. 우리 학교에는 51명의 너가 있다.
저번에 선생님이 이 세상에서는 혼자 살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너가 있어야 우리가 생기니 이 세상에 있는 모두에게 고맙다.